지피티가 정리해준거라 틀린것도있음
이번 프리미어리그 사건은 2020년 CAS 사건의 단순 ‘재심’이 아닙니다.
출발점은 상당 부분 같은 Der Spiegel 자료지만, 적용 규정·시효·조사 과정·증거 범위가 다르고, 그래서 EPL이 별도로 기소할 법적 공간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CAS가 이미 핵심 스폰서 자금 의혹에 대해 상당 부분 시티 쪽 손을 들어준 기록이 있기 때문에, 이번 독립위원회가 어떤 증거로 정반대 결론을 냈는지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1. 시작은 2018년 Der Spiegel 폭로입니다
2018년 Football Leaks 자료를 바탕으로 독일 매체 Der Spiegel이 맨시티 내부 이메일들을 공개했습니다.
핵심 의혹은 대략 에티하드·에티살랏 등 스폰서 계약으로 잡힌 돈 가운데 실제로는 아부다비 측 소유주 자금이 섞여 들어간 것 아니냐, 그리고 일부 감독·선수 보수를 공식 장부 외의 방식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해킹 자료라서 증거능력이 없었다”는 식의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CAS 판결문을 보면 맨시티가 심리 과정에서 일부 원본 이메일을 제출했고, 그 원본들의 진정성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CAS는 다만 공개된 이메일이 일부 문맥을 잘라낸 형태였다는 점 등을 확인했습니다.
2. UEFA가 먼저 조사했고, 2020년에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UEFA는 이 자료를 토대로 맨시티가 FFP 규정상 스폰서 수익을 잘못 표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2020년 2월 맨시티에
유럽대항전 2시즌 출전 금지 + €30m 벌금
이라는 굉장히 강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맨시티는 즉시 CAS로 갔습니다.
당시 시티는 UEFA 절차 자체가 편향됐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최종적으로 CAS에서 상당 부분 뒤집었습니다.
3. 그런데 CAS 판결을 “완벽한 무죄”라고 부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CAS 판결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① 입증되지 않은 혐의
UEFA가 주장했던 핵심적인 Etihad 스폰서 자금 위장 의혹 일부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즉 이 부분은 맨시티 입장에서 상당히 강한 승리였습니다.
② 시효가 지나 판단할 수 없었던 혐의
일부 혐의는 UEFA의 5년 시효 규정 때문에 아예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특히 Etisalat 관련 문제에서 CAS는 명시적으로 prosecution이 time-barred라고 판단했습니다.
이건 “맨시티가 깨끗하다고 판정했다”와는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무죄: 증거를 봤는데 위반이 입증되지 않음
시효: 위반 여부와 별개로 너무 오래돼서 처벌할 수 없음
③ 조사 비협조는 유죄
CAS는 맨시티가 UEFA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은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유럽대항전 2년 출전금지는 사라졌지만 €10m 벌금은 남았습니다.
따라서 2020년 결과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면:
핵심 FFP 혐의 상당수는 입증되지 않았거나 시효가 지났고, 조사 비협조는 인정됐다.
정도입니다.
4. 그럼 왜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조사했느냐?
여기서 “같은 사건을 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UEFA와 Premier League는 별개의 규제기관입니다.
UEFA는 유럽대항전 출전과 관련된 UEFA FFP 규정을 적용합니다.
Premier League는 회원 구단에게 적용되는 Premier League Rules를 적용합니다.
그래서 같은 돈, 같은 이메일, 같은 스폰서 계약이더라도 UEFA 규정을 위반했는가? 와 Premier League에 정확한 재무정보를 제출했는가?
는 별개의 법적 질문이 됩니다.
이 때문에 일반 형사재판에서 말하는 “이중처벌 금지”가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5. 게다가 EPL에는 UEFA 사건과 결정적으로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시효입니다.
UEFA 사건에서 맨시티에게 굉장히 유리했던 게 5년 시효였습니다.
반면 EPL 사건은 그와 동일한 UEFA식 5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EPL은 2009/10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Sky도 이 차이를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게 엄청 중요합니다.
UEFA가
“이 사건은 오래돼서 못 건드립니다.”
라고 했던 사안을 EPL은
“우리 규정에서는 조사 가능합니다.”
라고 가져올 수 있었던 겁니다.
6. 그리고 EPL 사건은 실제로 Der Spiegel 이메일 몇 장만 가지고 만든 사건도 아닙니다
2018년 폭로 이후 프리미어리그는 약 4년 동안 자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6일 맨시티를 독립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흔히 115 charges라고 부릅니다.
다만 규정 조항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세느냐에 따라 실제 위반 건수를 130건 이상으로 계산하는 분석도 있어서, 최근에는 영국 매체에서도 “115라고 알려졌지만 실제 기술적 개수는 130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는 계속 115 charges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7. 115개가 전부 “돈을 속였다”는 혐의는 아닙니다
이게 숫자를 볼 때 정말 중요합니다.
115건을 대략 나누면 이런 구조입니다.
가장 핵심은 2009/10~2017/18 시즌 정확한 재무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혐의입니다.
여기에는
스폰서 수익
관련 당사자 거래
운영비
감독 보수
선수보수
등이 들어갑니다.
그다음으로 UEFA FFP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EPL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 그리고 Premier League의 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 준수 관련 혐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당수가 2018년 이후 Premier League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혐의입니다.
공식 기소문에 이 구조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114개가 인정됐다고 하더라도
“맨시티가 114번 돈을 숨겼다.”
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 행위에서 여러 시즌·여러 규정 위반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숫자가 쌓인 겁니다.
8. 2024년에 진짜 재판 비슷한 절차가 시작됩니다
2024년 9월 16일 런던에서 독립위원회 심리가 시작됐습니다.
맨시티 쪽은 영국 최고 수준의 행정·공법 변호사 중 한 명인 Lord Pannick KC가 이끌었습니다.
심리는 약 12주간 진행돼 2024년 12월 6일 끝났습니다.
그 뒤 독립위원회가 판결문을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2025년을 통째로 넘겼고,
2026년 8월까지도 프리미어리그 CEO Richard Masters가
판결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지만 독립위원회에 맡겨져 있어 EPL이 개입할 수 없다
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9. 그리고 오늘, 2026년 9월 25일 사건이 터진 겁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최신 상황입니다.
The Athletic의 David Ornstein 보도를 시작으로, BBC Sport 등 여러 영국 매체가 독립위원회가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BBC에 전해진 취재 내용으로는 맨시티가 혐의의 대다수에서 패소했다는 것이고, The Athletic 보도는 더 구체적으로 115건 중 114건이 인정됐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아직 Premier League 공식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BBC 보도에서도 EPL은 논평을 거부했고, 제재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현재 표현은
“맨시티가 공식적으로 114개 유죄 확정”
보다는
“독립위원회가 114/115건을 인정했다는 신뢰도 높은 보도가 나왔으며 공식 판결문과 제재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가 가장 정확합니다.
10. 이제 제일 궁금한 것: CAS 판결과 정면충돌하느냐?
일부에서는 분명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판결문을 보지 않고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CAS가 Etihad 문제에 대해서
“UEFA가 이 돈이 소유주 자금이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
고 판단했는데,
EPL 위원회가 같은 증거만 가지고
“아니다, 소유주 자금 맞다.”
라고 했다면 맨시티는 항소에서 아주 강하게 공격할 겁니다.
“이미 최고 수준의 스포츠 중재기관이 같은 사실관계에서 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논리를 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EPL이 4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회계자료 + 은행 기록 + 증언 + 계약자료 + 당시 관계자 진술
같은 독립적인 corroborating evidence를 확보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CAS 판결이 EPL 위원회를 법적으로 구속하지도 않습니다.
11. 오히려 맨시티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조사 비협조 혐의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CAS에서도 맨시티는 조사 비협조로 실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EPL 사건에도 조사 비협조 관련 혐의가 대량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114건 중 상당수가 이 부분이라면
“스폰서 수익 조작 114건 인정”
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 판결문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114라는 숫자만 보고 사건의 심각성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어떤 114개가 인정됐는지가 중요합니다.
12. CAS가 스포츠 재판의 최고기관 아니냐
영향력 측면에서는 말씀하신 취지가 맞습니다.
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는 국제 스포츠 분쟁에서 사실상 최상위 중재기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OC·FIFA·UEFA 사건의 최종 항소기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 모든 스포츠 사건을 자동으로 심리하는 대법원은 아닙니다.
CAS 관할권은 규정이나 계약에 CAS 항소권이 있어야 생깁니다.
UEFA 사건은 CAS 항소가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UEFA → CAS
로 갔습니다.
그런데 Premier League 사건은 다릅니다.
현재 절차는
Premier League 기소
↓
독립위원회
↓
Premier League Appeal Board
입니다.
그리고 CAS로 항소할 수 없습니다. Sky도 이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했습니다.
13. “그럼 EPL이 검사도 하고 판사도 하는 거 아냐?” 완전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Premier League가 기소하는 쪽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은 별도의 **독립위원회(independent commission)**입니다.
Premier League CEO도 EPL 자체가 위원회 결정이나 일정에 개입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결국 Premier League 규정 아래 만들어진 사법 시스템이므로, 맨시티가 절차적 공정성 등을 항소 과정에서 문제 삼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14. 처벌은 아직 하나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가능한 제재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Premier League 규정상 독립위원회는 상황에 따라
벌금
승점 삭감
기타 스포츠적 제재
극단적으로는 리그 퇴출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등 확정” “100점 삭감” “우승 박탈” 같은 이야기는 현재 전부 추측입니다.
특히 우승 박탈은 더 복잡합니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위원회 권한이 넓긴 하지만 과거 시즌 우승을 소급해서 박탈하는 것은 전례도 거의 없고 법적으로도 상당히 복잡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지금 그걸 확정적으로 말하는 건 과합니다.
15. 그럼 앞으로 절차는?
현재 예상되는 흐름은 이렇게 됩니다.
독립위원회 판단 → 지금 여기까지 왔다고 보도됨
↓
제재 결정
↓
판결문 + 제재 공개
↓
맨시티 또는 Premier League가 항소
↓
새로운 Appeal Board 심리
↓
항소 결정
입니다.
맨시티가 정말 114건에서 패했다면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지만, 현재 공식 항소는 아직 제기 전입니다.
그리고 그 항소는 CAS가 아니라 Premier League 규정상 Appeal Board에서 합니다.
16. 제 기준에서 이번 사건을 볼 때 제일 중요한 포인트
저라면 당분간 “114”라는 숫자보다 판결문에서 이 네 가지를 먼저 봅니다.
Etihad 관련 핵심 혐의가 실제로 인정됐는가
Etisalat 관련 혐의가 인정됐다면 CAS에서 시효 처리됐던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판단했는가
Der Spiegel 이메일 외에 어떤 새로운 독립 증거가 있었는가
114개 중 조사 비협조 같은 절차상 혐의가 몇 개인가
이 네 개가 밝혀져야 사건의 실질적인 무게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14개 중 대부분이 “재무제표 자체가 거짓이었다”
라면 맨시티에는 치명적입니다.
반대로 상당수가
같은 기초행위에 딸린 시즌별 규정 위반 + 조사 비협조
라면 114라는 숫자가 주는 첫인상과 실제 사건 무게가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제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냉정한 정리
맨시티 팬 입장에서 “CAS에서 이겼으니 EPL 사건도 결국 무효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위험합니다.
EPL은 UEFA와 다른 규정과 시효를 적용했고, 자체적으로 4년 동안 조사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별도 사건을 만들 근거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상대 팬들이 말하는
“114개 유죄 = CAS에서 맨시티가 무죄 받은 것도 거짓이었고 15년간 모든 우승을 사기로 얻었다”
라고 결론 내리는 것도 지금 단계에서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오늘 밤 기준 가장 큰 미지수는 단 하나입니다.
독립위원회가 왜 CAS와 다른 결론에 도달했는가.
그 답은 판결문이 공개되는 순간 나옵니다.
그때 Etihad/Etisalat 자금흐름, Der Spiegel 이메일, CAS 판단과 이번 판단을 문단 단위로 비교하면 이번 사건의 진짜 성격이 드러날 겁니다.
5줄 요약
이번 EPL 사건은 2020년 CAS 사건의 재심이 아니라, 같은 자료 일부를 출발점으로 한 별도 규정 위반 사건입사건입니다
CAS는 맨시티에 완전 무죄를 준 게 아니라, 핵심 혐의 일부는 입증 부족·일부는 시효 만료로 봤고 조사 비협조는 유죄였습니다.
EPL은 UEFA와 적용 규정과 시효가 다르기 때문에 별도로 징계할 법적 여지가 있습니다.
지금 보도된 114개 유죄가 진짜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재무조작 핵심 혐의인지 조사 비협조 같은 절차 위반인지 봐야 합니다.
결국 핵심은 EPL 독립위원회가 CAS와 다른 결론을 낸 근거와 새 증거가 무엇인지이고, 그건 공식 판결문이 공개돼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